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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ern Reach : Annihilation(2018)

감독 : Alex Garland

장르 : Mystery SF


서던리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미스테리 SF 장르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귀신이나 살인마가 아닌 기괴함에서 오는 공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서던리치: 소멸의 땅을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드는 영상미 그리고 관객들에게 묻는 메시지까지 정말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소멸의 땅'에서 제가 주목한 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낯선 것에서 오는 공포입니다.

공포는 어디에서 느껴질까요? 

피흘리는 귀신? 사람 머리를 찢어버리는 삼각두? 끝없이 밀려오는 좀비떼?

사람마다 공포감을 느끼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저는 공포가 낯선 것, 경험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미스테리 SF장르답게 '소멸의 땅'에서 느끼는 공포감은 이러한 면을 세포분열과 접목시켜 나타냈습니다.  


서던리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인간의 형상으로 자라는 식물. 신비감이 감도네요.


서던리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똑같이 움직이며 뿔 대신 나뭇가지가 자라는 사슴. 아직까진 아름답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서던리치 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사람을 죽여서 사람의 얼굴을 갖고 사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곰. 이제 신비감 대신 기괴함이 점점 자리잡습니다.


서던리치 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사람(이였던것).jpg   슬슬 무섭네요. 그만 봅시다.


가장 압권이였던 장면은 역시 등대에서 마주하는 외계인의 복제과정입니다. 이미지로는 봐도 전혀 그 신비감과 영상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직접 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쉬머(Shimer: 희미한 빛)가 모든 DNA를 굴절시켜서 새로운 생명을 재창조한다는 책안에서의 설정을 정말 잘 묘사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변화에 대한 선택입니다.

쉬머로 둘러싸인 곳, Area X는 모든 생물의 DNA를 변화시킵니다. 이미 3년간 많은 탐사대원들이 들어갔으며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마지막 탐험대도 마찬가지로 이를 겪게됩니다. 탐사대원은 총 5명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서던리치 등장인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맨 왼쪽부터 적겠습니다.

닥터 벤트리스(심리학자) : 3년간 지원자들을 프로파일링하여 탐사팀을 만들고 파견했습니다. 모든 팀이 실패하자 마지막엔 팀장으로써 직접 가게 됩니다.

리나(생물학자) : 이전 팀에 탐사대원으로 나갔던 군인(케인)의 아내로 주인공입니다. 들어가면 모두 죽는 것을 알면서도 아내의 불륜때문에 케인은 지원했고, 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리나 역시 지원합니다.

캐스 셰퍼드(지질학자) : 백혈병으로 딸을 잃은 엄마입니다. 위의 곰에게 물려죽고 죽을 때의 비명과 목소리를 곰이 흉내내게 됩니다.

조시 라덱(물리학자) : 어리지만 무척 똑똑한 졸업생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자해한 흔적이 많아 긴팔만 입고 다닙니다.

애냐 소렌슨(응급대원) : 한 때 약물중독자였던 그녀는 탐사도중 탐사대원들을 전부 포박하고 패닉에 빠집니다. 그러나 셰퍼드 목소리를 흉내내는 곰에게 속아 죽습니다.


곰의 습격으로 대원 두 명이 죽었고 쉬머의 원인을 알게되어 자신들의 변화를 인지한 상황입니다. 남은 세 사람의 선택은 모두 다릅니다. 

벤트리스는 자신이 마지막 탐원대원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등대(사건의 전말)로 향합니다. 변화가 주어질 때 직접 직면하고 부딪히는 선택입니다. 

조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드리고 인간형상을 띈 나무처럼 변하게 됩니다. 변화가 주어질 때 이에 순응하는 선택입니다.

리나는 변화가 두렵고 이를 막으려 합니다. 변화가 주어질 때 이에 반대하는 선택입니다. 벤트리스와 비교할 때 좀 더 수동적이고 배타적입니다.


서던리치 조시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DNA변화를 받아드리기로 결심하자 조시의 팔에 점점 줄기형상이 드러난다


우리는 선택의 연속인 삶을 살고 있으며 그 삶은 무수히 많은 변화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하는 변화, 경제정책이 달라지면서 오는 변화(최저임금), 기술의 발달로 오는 변화(택시 카풀) 등 너무나 많죠. 대체적으로 변화에 따른 선택은 정반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로 들어 택시파업 상황을 볼까요? 

정 : 공유경제로 인해 생기는 변화를 순응하는 사람은 기존의 택시보다 우버나 카풀을 많이 이용할 겁니다. 

반 :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받아드리지 못하는 사람들(기존서비스 제공자인 택시운전사들)은 파업을 하면서 변화를 막으려 합니다. 

합 : 그 가운데 속에서 변화를 직면하고서 이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부 택시운전사들은 카카오택시를 적극유치해서 변화에 대응하기도 합니다. 

조시, 리나, 벤트리스의 선택도 각각 정반합의 경우에 대응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을 반영해서인지 스토리의 완성도가 더 깊게 느껴졌네요.


마지막은 인간을 정의하는 기준입니다.

리나가 자신의 복제체를 백린탄으로 없애고 쉬머를 사라지게 하여 돌아옵니다. 돌아와서 케인과 다시 만난 리나가 서로에게 "진짜"냐고 묻습니다. 

케인은 당연히 복제이기 때문에 리나에게 아닌 것 같다고 말합니다. 반면 리나는 당신은 리나인가요? 라고 묻는 케인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런 리나를 케인이 포옹해주면서 서로의 눈을 주목시키는데 복제체 케인의 눈과 오리지날 리나의 눈이 똑같이 눈동자색이 변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이 감독이 관객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봅니다. 

'당신은 리나인가요?' 라는 말은 당신이 오리지날인가요? 아니면 복제체인가요?를 묻는게 아닙니다. 이 질문은 '당신은 인간인가요?' 라고 보는 것이 더 맞는 해석입니다. 돌아온 리나는 오리지날이 맞긴 하지만 이미 쉬머에서 많은 DNA 변화를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마지막 눈동자 비교씬은 등대가 불타면서 쉬머로 인해 생기는 생명체들이 같이 불타서 쉬머로 인한 변화가 없어졌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 관객들을 위해 리나에게 생긴 변화들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감독의 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공각기동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의체에 원래 뇌만 이식한 사람은 본래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 인간과 사이보그의 경계점은 어디까지일까? (공각기동대)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리나는 인간인가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복제와 오리지날 중 누가 살아왔느냐에 따라 너무 쉽게 인간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리나는 이미 다른 사람들과 다른 형체를 지녔습니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눈은 이미 복제들과 같고 다른 사람들이 겪었던 것처럼 지문이 꿈틀거리고 창자가 움직이는 수준의 변화를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사람을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요? 정신은 오리지날이고 온전하기 때문에 인간으로 볼 수 있다면, 정신만 그대로 복제하고 육체만 다른 케인도 인간으로 봐야하는 것 아닐까요?  

영화 공각기동대를 보면 손상된 신체를 의체로 바꾸는 사이보그들이 등장합니다. 뇌만 남겨두고 전부 의체를 바꾼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만 의수고 나머지는 원래 몸이 그대로인 사람도 있습니다. 전자를 사이보그, 후자를 인간이라고 본다면 양손을 의체로 바꾼 사람은, 하반신만 의체로 바꾼 사람은 여전히 인간일까요? 어디까지만 변하면 인간이다 혹은 어디만 변하지 않으면 인간이다라고 정의하는 기준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 사람을 사이보그인지 인간인지 기계인지를 정의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렇게 많이 변한 리나를 여전히 인간이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해 결론짓기 어려운 것이지요. 누구도 이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감독도 그러하기에 리나가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은 분은 굽시니스트 작가의 이 만화를 추천합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17023


서던리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서던리치의 원작소설은 3부작이고 그 중 1부만이 영화화되었습니다. 영화가 <소멸의 땅>이 아니라 <서던리치: 소멸의 땅>으로 나온 것으로 보아 나머지 연작들도 영화화될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됩니다.


러브크래프트류의 기괴함에서 오는 공포, 경이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토리와 이야기 전개

인간의 기준에 대해 던지는 담론까지

여러모로 즐길 거리가 많았던 영화 <서던리치 : 소멸의 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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