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ync="async"> ', { cookie_domain: 'auto', cookie_flags: 'max-age=0;domain=.tistory.com', cookie_expires: 7 * 24 * 60 * 60 // 7 days, in seconds }); 책 알려주는 남자 :: <고구려> 리더의 덕목이란

김진명 작가는 기존역사적 사실에 픽션요소를 가미하여 만드는 역사픽션소설의 대가입니다. 보통 다작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어느정도 공통된 문체나 비슷한 전개방식이 이어져서 쉽게 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말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시 전부 비슷비슷한 뉴에이지 느낌이 강해서 질타를 받는 경우도 많고, 로맨스소설 작가인 기욤 뮈소 역시 여러 권을 읽을수록 진부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김진명 작가의 작품들 또한 사건의 미스테리를 찾아가는 주인공, 휙휙 지나가는 빠른 사건전개 등 여러가지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점을 뛰어넘는 독특한 소재선정과 시대를 구분하지 않고 나타나는 서사적 필력때문에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특히 그의 서사적 필력은 역사물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고구려>가 이를 반증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구려>는 미천왕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까지의 이야기로 1~3권은 미천왕, 4~5권은 고국원왕의 이야기이고 이제 소수림왕이 나오는 6권이 출시된 상태입니다. 고구려 나라에는 이미 드라마화되고 알려진 왕들이 많습니다. 동명성왕인 주몽을 시작으로 광개토왕, 장수왕, 연개소문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 네 명의 왕은 고구려의 전성기인 광개토대왕이 전 왕들로 일찍이 고구려가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게 기반을 닦아왔지만 광개토대왕의 업적에 가려져 알려지지 못하고 크게 관심받지 못한 왕들입니다. 그래서 김진명 작가는 일부러 많이 알려지고 업적이 많은 왕들 대신 그러한 왕들이 빛날 수 있도록 발판을 다져온 왕들을 다루기로 한 것입니다. 



고사유 - 백성을 한없이 사랑했으나 한없이 외면받은 사람


폭군 봉상왕으로부터 고구려를 되찾아 한사군을 폐지하고 주변을 평정했던 미천왕-고을불의 이야기도 무척 재밌지만 좀 더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뛰어나고 호전적인 아버지와는 달리 소극적이고 여린 마음을 가졌던 고사유, 고국원왕입니다. 


고구려는 호전적인 민족으로 미천왕 시절 연과 한사군을 비롯해 주변을 평정하자 갈등이 있을때마다 힘으로 해결하려합니다. 이러한 분위기와 달리 고국원왕은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고 화친을 하면서 전쟁을 최대한 피합니다. 심지어 이길 수 있는 전쟁에 항복하면서까지 말이죠. 그는 전쟁에서 이겨도 그 피해와 죽음은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임을 알았던 까닭입니다. 


그 백성하나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왕후와 태후를 볼모로 보내면서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뜻은 백성도, 대신도 그리고 아내마저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직 그의 아들만이 그의 뜻을 어렴풋이 알 뿐입니다. 모두를 위한 선택을 했으나 모두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참으로 비극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의 백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만 명의 백성을 지킨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고구려> 5권 중 고국원왕의 말 


백제의 전성기인 근초고왕이 고구려에 와서 자신을 배반하고 고구려로 망명한 자를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내놓으면 후퇴하고 그렇지 않으면 전쟁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말입니다. 질 것 같은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왕 몰래 조정이 이를 받아드려 그 백성 하나 보낸 것을 알았을 때, 외친 고국원왕의 대사입니다. 고국원왕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였죠. 고국원왕은 그대로 진노하여 싸움 한 번 안해 본 그가 외로히 돌격하다가 죽음을 맞습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왕이 싸움을 피하는 겁쟁이가 아니라 그저 백성만을 생각한 왕임을 알게됩니다. 그렇게 한평생 외면받으며 걸어온 외길을 그가 죽고난 후에 알아주고 인정하기 시작하니, 비록 역사적 픽션일지라도 무척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국원왕 - 참으로 전쟁을 그만두려 한 자


고사유의 선택에 작가는 이런 평을 붙였습니다. '두 사람을 서로 때리는 형벌 중에서 다들 때리고 그만두려 할 때 고사유는 맞으면서 그만두려하니 참으로 전쟁을 끝내려는 자이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대부분 대인관계에 있어서 누구나 손해보려 하지않습니다. 이는 현대에 이르러 더욱 심화되고 그렇기에 점점 개인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시대상의 변화이자 인간의 본성이기에 이러한 행위나 동기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오히려 양보하는 고사유의 넓은 아량이 더욱 돋보일 뿐입니다.


역사적 픽션으로 리더란 어떤 덕목을 가지고 이상의 정치를 실현해야하는지를 말해준 <고구려>, 치국을 꿈꾸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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